안녕하세요. 헬프미 법률사무소입니다.
2인이 동업하여 법인을 시작할 때 가장 흔히 선택하는 구조가 바로 50 대 50 지분 분할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대등하게 신뢰하며 회사를 키워가자는 취지로 출발하지만, 경영 방침에 이견이 생기거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독이 되곤 합니다. 지분이 정확히 절반씩 나뉘어 있으면 주주총회 보통결의(출석 주주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 1/4 이상 찬성)조차 통과시킬 수 없어 이사 선임도, 정관 변경도 불가능한 경영 교착상태(Deadlock)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업자와의 신뢰가 깨져 회사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망가져 가고 있다면, 법원에 "회사를 강제로 해산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요? 최근 수원고등법원에서 50:50 동업 주식회사의 해산 청구를 인용한 판결(수원고등법원 2026. 6. 26. 선고 2025나13796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표님들을 위해 판결의 핵심 쟁점과 실무 시사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어떤 사건이었나요? (사실관계)
- 당사자 및 법인 설립: 안과 전문의인 원고 A와 동업자 B는 각자 안과의원을 운영하며 네트워크 의원을 결합하는 동업 약정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의원의 홍보 및 경영지원(MSO)을 전담할 회사(피고 법인)를 설립하여, A와 B가 주식을 정확히 50%씩 보유했습니다.
- 갈등의 발단: 병원 홈페이지 의료진 소개란의 사진 배치, 지점 노출 순서, 홍보비 지급 지연, 권리금 지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두 사람 사이에 극심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 분쟁의 심화: B는 A를 업무방해·사기 등으로 형사 고소(경찰에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했고, A는 B를 상대로 동업관계 해산을 통보했습니다. 이후 A와 다른 지점 원장들은 새로운 상호로 분리 독립하여 다른 경영지원 회사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 회사의 방치 및 교착상태: 피고 법인의 유일한 사내이사는 임기가 이미 2021년에 만료되었습니다. 회사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급감했고, 네트워크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사업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원고 A가 새 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으나, 50% 주주인 B의 반대로 부결되었습니다. 이후 소집 청구에는 이사가 응답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소송 제기: 결국 원고 A는 상법 제520조에 따라 법원에 피고 회사의 해산을 청구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피고 회사를 해산한다"
상법 제520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상을 가진 주주는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정체)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기거나 생길 염려가 있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 법원에 회사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1심), 수원고등법원(2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 피고 회사를 해산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이 해산을 인용한 3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회사업무의 '현저한 정돈(停頓)상태' 인정
- 정돈은 말이나 행동, 일의 진행이 잠시 멈추거나 중단되는 것을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피고 회사는 정관상 여러 목적이 있으나 실제로는 안과 네트워크 의원의 홍보·경영지원을 전담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주주 간 갈등으로 네트워크가 와해되었고, 당기순이익이 수천만 원대에서 수백만 원대로 급감했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침체하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운영은 요원하다고 보았습니다.
- 다른 구제 수단이 없는 '부득이한 사유'
- 피고 측은 "원고가 주주대표소송, 이사 해임청구권,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등 상법상 다른 권리를 행사하면 되지 굳이 해산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법상 일반 권리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임기 중인 정식 이사가 없음: 유일한 사내이사의 임기가 이미 끝난 상태였습니다.
- 50:50 지분 구조의 한계: 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출석 2/3 및 발행주식 1/3), 신규 이사 선임은 보통결의가 필요한데, 50% 지분만으로는 상대방이 반대하면 어떤 결의도 통과시킬 수 없습니다.
- 비상장주식 매각 불가: 비상장회사 특성상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팔 수 없고,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제3자 매각이나 동업자 간 현금 정산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법원 판결로 해산하는 것 외에는 주주의 투자 자본을 회수하고 이익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 피고 측은 "원고가 주주대표소송, 이사 해임청구권,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등 상법상 다른 권리를 행사하면 되지 굳이 해산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법상 일반 권리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2인 동업 회사의 특수성 반영
- 상법이 주식회사의 해산 청구 요건을 까다롭게 둔 이유는 다수결로 운영되는 단체성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법인은 동업약정에 따라 설립되어 A, B 외에 다른 주주가 없으므로, 단체성을 강하게 가지는 전형적인 주식회사가 아니라 폐쇄성이 강한 인적 결합의 성격을 가지는 회사입니다. 따라서 다수결 원리보다는 주주간의 신뢰가 강조되므로 그 해산사유를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3. 동업자가 "권리남용이다"라고 주장한다면?
소송 과정에서 피고 측은 "원고의 잘못으로 인해 갈등이 생겼으므로, 원고가 해산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설령 원고에게 분쟁의 일부 귀책사유가 있더라도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주주 간 대립이 장기간 이어져 회사가 마비된 이상, 해산과 청산 절차를 밟아 자신의 잔여재산과 투자금을 정당하게 회수하려는 것은 주주의 고유한 법적 권리라는 것입니다.
4. 동업 법인 설립 시, 실무 팁
동업으로 법인을 운영하고 계시거나 설립을 앞두고 계신다면 이번 판결에서 두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4.1. 50 대 50 지분 분할은 가급적 피하세요
부득이 5:5로 시작하더라도 주주간 계약서를 통해 의사결정 교착상태 발생 시의 처리 조항(예: 콜옵션/풋옵션, 특정 사안에 대한 캐스팅보트 위임, 외부 전문가 중재 등)을 사전에 명시해 두어야 합니다. 지분을 51:49로 나누거나, 제3의 신뢰할 수 있는 이사·감사를 두는 것도 교착상태를 방지하는 해법입니다.
4.2. 갈등으로 회사가 멈췄다면: '해산 및 청산등기'
법원에서 회사해산판결이 확정되면 자동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판결에 따라 법인을 완전히 정리하는 법인등기 및 청산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 해산등기 및 청산인 선임등기: 법원의 해산판결 확정 후 관할 등기소에 해산등기와 함께 잔여재산을 정리할 청산인 선임등기를 신청합니다.
- 채권자 이의제출 공고 및 최고: 2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최고하고 신문공고를 진행합니다.
- 잔여재산 분배: 자산을 현금화하고 부채를 변제한 뒤 주주들에게 지분 비율(50:50)대로 잔여재산을 공평하게 분배합니다.
- 청산종결등기: 결산보고서를 승인받고 관할 등기소에 청산종결등기를 마침으로써 법인이 비로소 법적으로 완전히 소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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