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헬프미 법률사무소입니다.
기업이 투자를 받을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리픽싱(Refixing) 입니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계약서를 보면 “전환가액 조정”, “행사가액 조정”, “시가 하락에 따른 조정” 같은 표현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조항이 바로 실무에서 말하는 리픽싱 조항입니다.
오늘은 리픽싱 조항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기존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법인등기 실무에서는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지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리픽싱 조항이란?
리픽싱 조항이란 계약에서 정한 가격을 나중에 다시 산정하거나 조정할 수 있도록 정해 둔 조항을 말합니다.
투자계약 실무에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증권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 구분 | 조정되는 가격 |
|---|---|
| 전환사채, CB | 전환가액 |
| 신주인수권부사채, BW | 행사가액 |
| 상환전환우선주, RCPS | 전환가액 |
쉽게 말하면, 투자자가 회사에 돈을 투자하면서 “나중에 이 금액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받았는데, 회사의 주가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처음 정한 전환가격을 낮춰 주는 약정입니다.
예를 들어 최초 전환가액이 1주당 10,000원이었다면, 투자금 1억 원은 10,000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여 리픽싱 조항이 발동되고 전환가액이 7,000원으로 낮아지면, 같은 1억 원으로 약 14,285주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즉, 전환가액이 낮아질수록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늘어납니다.
2. 왜 리픽싱 조항을 넣을까요?
리픽싱 조항의 가장 큰 목적은 투자자 보호입니다.
투자자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지만, 투자 이후 회사의 주가나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때 최초 전환가액이 그대로 유지되면 투자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계약서에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전환가액을 조정한다”는 조항을 넣어 위험을 줄이려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리픽싱 조항을 넣으면 투자자를 설득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하방 보호 장치를 제공하는 대신, 회사는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리픽싱은 모든 주주에게 좋은 조항은 아닙니다. 전환가액이 낮아져 투자자가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그만큼 희석될 수 있습니다.
3. 리픽싱은 어떻게 작동하나요?
리픽싱 조항은 보통 다음과 같은 구조로 설계됩니다.
3.1 발동 요건
가장 흔한 발동 요건은 주가 하락입니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의 평균 주가가 기존 전환가액보다 낮아진 경우 전환가액을 조정한다”는 방식입니다.
비상장회사의 RCPS 투자계약에서는 주가 대신 후속 투자 단가, 회사의 기업가치, 신규 발행가액 등을 기준으로 전환가액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3.2 조정 시점
전환가액을 매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계약에서 정한 특정 시점마다 조정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정할 수 있습니다.
| 조정 방식 | 예시 |
|---|---|
| 정기 조정 | 발행일로부터 매 3개월마다 조정 |
| 특정일 조정 | 매 분기 말 기준으로 조정 |
| 사건 발생 시 조정 | 유상증자, 무상증자, 주식분할 등 특정 사유 발생 시 조정 |
3.3 조정 산식
리픽싱 조항의 핵심은 어떤 산식으로 가격을 조정할 것인지입니다.
“최근 1개월 평균 주가”, “최근 1주일 평균 주가”, “조정일 전일 종가”, “후속 투자 단가” 등 어떤 기준을 쓰는지에 따라 조정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단순히 “전환가액을 조정한다”고만 쓰는 것이 아니라, 기준가격, 산정기간, 조정일, 원 단위 처리 방법, 하한선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4. 예시로 보는 리픽싱 효과
다음과 같은 전환사채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항목 | 내용 |
|---|---|
| 투자금 | 1억 원 |
| 최초 전환가액 | 1주당 10,000원 |
| 최초 전환 가능 주식 수 | 10,000주 |
| 리픽싱 후 전환가액 | 1주당 7,000원 |
| 리픽싱 후 전환 가능 주식 수 | 약 14,285주 |
처음에는 투자금 1억 원을 10,000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픽싱으로 전환가액이 7,000원으로 낮아지면 투자자는 같은 투자금으로 약 14,285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발행될 주식 수가 늘어나므로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리픽싱 조항은 투자자에게는 안전장치이지만, 기존 주주에게는 지분 희석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계약을 검토할 때는 “리픽싱이 있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5. 리픽싱 조항의 장점과 리스크
5.1 투자자 입장
투자자에게 리픽싱 조항은 주가 하락에 대비하는 방어 장치입니다.
회사의 가치가 기대보다 낮아졌을 때 전환가액이 함께 낮아지면, 투자자는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고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5.2 회사 입장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초기 기업이나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회사는 투자자에게 어느 정도 보호 장치를 제시해야 투자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리픽싱 조항은 투자자를 설득하는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리픽싱 조건이 과도하면 향후 지분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창업자나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예상보다 많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전환 가능 주식 수를 반드시 시뮬레이션해 보아야 합니다.
5.3 기존 주주 입장
기존 주주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지분 희석입니다.
전환가액이 낮아질수록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납니다. 그 결과 기존 주주의 지분율, 의결권, 배당 가능 지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향후 전환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에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잠재 매도 물량 부담을 흔히 오버행(overhang) 이라고 부릅니다.
6. 상장회사의 리픽싱 규제
상장회사가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리픽싱과 관련한 규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행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이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 이사회에서 전환가액 조정 사유, 조정일, 구체적인 조정방법 등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시 조정 후 전환가액은 원칙적으로 발행 당시 전환가액의 70% 이상이어야 합니다.
또한 사모 방식으로 발행되는 경우에는 시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한 뒤 다시 시가가 상승하면, 전환가액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과 방법도 정해야 합니다. 조정 후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전환가액 이내에서 일정 기준 이상이어야 합니다.
2024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규정은 리픽싱 최저한도 예외 적용을 더 엄격하게 만들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전환사채 등의 발행 시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서만 최초 전환가액의 70% 미만 조정 예외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환사채뿐 아니라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전환우선주 등도 유사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개정안에서 전환사채 등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상환전환우선주가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2023년 5월 1일부터 상장회사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와 상환전환우선주에도 전환사채와 동일하게 콜옵션·리픽싱 규제가 적용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상장회사 리픽싱 규제는 공모인지 사모인지, 전환사채인지 RCPS인지, 최대주주 관련 콜옵션이 있는지 등에 따라 검토 포인트가 달라집니다. 발행 결의 전 단계에서 법률 검토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7. 비상장회사도 리픽싱 조항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비상장회사의 투자계약에서도 리픽싱 조항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장회사처럼 시장가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상장회사에서는 주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사용합니다.
| 기준 | 설명 |
|---|---|
| 후속 투자 단가 | 나중에 더 낮은 가격으로 투자를 받으면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액도 낮추는 방식 |
| 유상증자 발행가액 | 기존 전환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조정 |
| 주식분할·무상증자 | 주식 수 변동에 맞춰 전환가액 조정 |
| 기업가치 재산정 | 특정 사유 발생 시 회사 가치를 다시 평가하여 조정 |
비상장회사의 경우에는 계약 자유가 넓게 인정되는 영역이 있지만, 그만큼 계약서 문구가 중요합니다.
특히 다음 사항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체크 항목 | 확인할 내용 |
|---|---|
| 하한선 | 전환가액이 어디까지 낮아질 수 있는지 |
| 조정 사유 | 주가 하락, 후속 투자, 유상증자, 주식분할 등 어떤 경우에 조정되는지 |
| 조정 산식 | 어떤 기준으로 계산하는지 |
| 기존 주주 영향 | 창업자와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얼마나 희석되는지 |
| 정관 정비 | 종류주식, 전환권, 상환권 등 정관 근거가 충분한지 |
| 등기 가능성 | 실제 발행·전환 시 등기 서류와 맞는 구조인지 |
8. 리픽싱 조항과 법인등기,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리픽싱 조항은 단순한 투자계약 문구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환사채나 RCPS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회사의 발행주식 수와 자본금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전환사채의 경우, 상법은 회사가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납입 완료일부터 2주 이내에 본점 소재지에서 전환사채 발행 등기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등기사항에는 전환사채 총액, 각 전환사채의 금액, 납입금액, 전환 관련 사항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전환사채가 실제로 주식으로 전환되면 발행주식 총수, 자본금, 전환사채 잔액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 전환사채 전환등기는 일반적으로 전환청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주 이내에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리픽싱이 발동되어 전환가액이 낮아졌다면, 실제 전환 시에는 조정된 전환가액을 기준으로 발행될 주식 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초 전환가액이 10,000원이었지만 리픽싱으로 7,000원이 되었다면, 등기 실무에서는 10,000원이 아니라 7,000원을 기준으로 전환 주식 수와 자본금 증가액을 정리해야 합니다.
리픽싱 조항 자체가 매번 독립적인 등기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전환가액 조정 결과는 실제 전환등기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전환청구서, 이사회·주주총회 의사록, 투자계약서, 사채인수계약서의 숫자가 서로 맞지 않으면 등기 과정에서 보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9. 리픽싱 조항 검토 체크리스트
투자계약서나 전환사채 발행조건에 리픽싱 조항이 있다면 아래 사항을 꼭 확인해 보세요.
| 체크 항목 | 확인 질문 |
|---|---|
| 조정 사유 | 어떤 경우에 전환가액이 조정되나요? |
| 조정 주기 | 1개월, 3개월, 6개월 등 얼마나 자주 조정되나요? |
| 기준가격 | 종가, 평균가, 기준시가, 후속 투자 단가 중 무엇을 기준으로 하나요? |
| 하한선 | 전환가액이 최저 얼마까지 내려갈 수 있나요? |
| 상향 조정 | 주가가 다시 오르면 전환가액도 다시 올라가나요? |
| 기존 주주 희석 | 최저 전환가액 기준으로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몇 주인가요? |
| 정관 근거 | 전환사채, 종류주식, 제3자 배정, 전환권 관련 정관 규정이 충분한가요? |
| 등기 서류 | 발행결의, 계약서, 청약서, 납입자료, 전환청구서의 내용이 일치하나요? |
특히 대표님 입장에서는 “투자금이 얼마 들어오는가”만 보시면 안 됩니다.
반드시 최악의 경우 투자자가 몇 주까지 받을 수 있는지를 계산해야 합니다.
11. 리픽싱 조항, 등기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리픽싱 조항을 검토할 때는 다음 3가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 투자계약서상 전환가액 조정 구조
- 상법·자본시장 규제 및 정관 근거
- 전환사채 발행등기·RCPS 발행등기·전환등기 가능성
헬프미 법률사무소는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유상증자 등 투자 유치 과정에서 필요한 법인등기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전환사채 발행, RCPS 발행, 리픽싱 조항이 포함된 투자계약을 준비 중이라면, 등기 가능성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